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 연합뉴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수요가 폭증하면서 미국의 탄소 감축 노력이 역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가 온실가스 감축과 재생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미국은 천연가스(LNG)와 석유를 쓰는 화석연료 발전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 벨렝에서 열리고 있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30) 기간 중 발표된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보고서는 이러한 위기감을 뒷받침한다.
IEA는 12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 에너지 전망
바다이야기APK 2025’ 보고서에서 “미국의 인공지능 산업 확대와 천연가스 개발이 전 세계 기후 전환 흐름과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중국에 이어 여전히 세계 2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이지만, 최근 재생에너지 확대보다는 화석연료 중심의 정책 유턴을 보이고 있다. 특히 데이터센터 급증이 전력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으며, 그 전력 대부분이
바다이야기5만 여전히 천연가스와 석유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꼽혔다. IEA는 “미국 내 데이터센터의 증가가 향후 전력수요 성장의 약 절반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도 미국의 데이터센터 전력소비가 2028년까지 거의 3배로 증가해 전체 전력소비의 12%를 차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재생에너지
바다이야기게임사이트 확충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가운데 AI 기반 산업의 전력 집약적 특성이 미국의 전력 믹스를 다시 화석연료 쪽으로 기울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청정에너지 분석기관 엠버(Ember)도 “미국에서는 2035년까지 재생에너지 용량 증가 전망이 작년보다 30%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AI 인프라 확대로 인한 전력 수요 급증과 가스 발
릴게임꽁머니 전 유지의 결과”라고 평가했다고 더버지(The Verge)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흐름이 미국만의 현상이라는 것이다. IEA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유럽, 인도 등에서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가파르게 확대되고 있으나, 미국은 유일하게 화석연료 기반 전력 비중이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세계 천연가스 수요는 2
릴게임한국 030년대까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그중 약 3500억㎥가 미국·일본·중동의 발전용으로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텍사스 한 주의 연간 생산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한편 미국 내 정치 상황도 이러한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후변화는 사기”라고 주장하며 탄소중립 정책을 폐기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공화당 주도 주정부들은 재생에너지 인프라 투자 대신 석유·가스 프로젝트에 세제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이 같은 정책적 후퇴는 AI 산업의 전력 확보 논리와 맞물리며 ‘감축 역전’(backsliding)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AI와 기후변화 대응은 정말 양립할 수 없는가. 미국의 현실은 아직 양립이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AI는 인류의 삶을 바꿀 기술로 포장되지만, 실제로는 엄청난 전력과 냉각수, 데이터처리 인프라를 필요로 하는 비싼 기술이다.
더버지는 최근 보도에서 “AI는 이미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의 최대 20%를 차지하며, 효율이 개선돼도 총 전력소비는 줄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른바 ‘제본스의 역설’(Jevons paradox)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데이터센터는 자가발전용 가스 터빈을 설치해 오히려 화석연료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 NAACP 등 미국 인권단체들은 “AI 산업이 에너지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며 “가스 기반 데이터 인프라가 지역사회 공해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물론 AI가 기후변화대응의 걸림돌이라고 단정하는 건 성급하다. AI는 전력망 효율화, 산업공정 최적화, 기후 리스크 예측 등 탄소저감의 수단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실제로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을 확대하고, AI를 활용해 발전소 운영을 최적화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아직 전체 에너지 시스템에서 미미한 수준이며, 폭증하는 전력소비를 상쇄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결국 기후변화에 대한 미국의 전략은 지금 중대한 분기점에 놓여 있다. 하나는 AI 중심의 기술 패권을 유지하면서도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망 유연성 강화, 효율 개선을 병행하는 길이다. 다른 하나는 산업 확장에만 초점을 맞춘 채 탄소 감축 목표를 뒤로 미루는 길이다. IEA의 분석이 보여주듯 현재 미국은 후자 쪽으로 기울고 있다.
이 흐름이 지속된다면 미국은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에서 완전히 외톨이가 되고, 재생에너지 투자와 발전 속도는 둔화될 것이다. 이는 지역사회와의 갈등, AI산업의 지속가능성 논란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다.
반대로 전자의 길을 택한다면 미국은 기술과 기후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선택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다.
지금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흐름은 ‘AI 데이터센터 팽창’이라는 질주가 ‘기후변화대응’이라는 지구적 과제와 충돌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IEA 보고서가 경고하는 바와 같이 미국에서 AI와 데이터센터는 전력수요와 화석연료 사용 증가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러한 구조가 기후 전환의 흐름을 역행시킬 위험이 크다.
물론 아직 ‘양립 불가’의 결론에 이르기에는 변수가 있다. 효율 개선과 원자력 등 재생전력 확보, 전력망 혁신, 정책 조합이 병행된다면 AI산업과 기후대응은 상호 보완적 관계로 전환될 여지도 있다. 다만 미국은 아직 그 경로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COP30을 계기로 미국이 AI 전략을 기후변화 대응과 조화시킬지,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처럼 깡그리 무시하고 한쪽으로만 치달을지 세계가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기자 admin@slotmeg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