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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레나 / 전 USAID 직원] “제게 이 메일로 ” 저축은행취업자금대출 업무를 바로 중단하고 귀가하라“면서”오늘이 사실상 당신의 마지막 근무일“이라고 통보했어요. 출입증은 이미 작동하지 않아서 사무실을 나갈 수도 없었어요.” 셀레나 씨는 USAID 기술팀에서 일을 했다고 하는데요. 지난 1월 말에 해고 통보를 받았는데 당시 70명 정도가 동시에 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받았다고 합니다. 돈육 업무 중단 명령과 함께 무급휴직 처리를 받았는데 이 점을 가장 힘든 점으로 꼽았습니다. 몇 달간 급여를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의료보험 같은 기본적인 복지 혜택도 순식간에 중단되다보니 말 그대로 거리에 내몰리게 된 셈입니다. 아르바이트와 구직 활동을 닥치는대로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셀레나 / 전 USAID 직원] “1월 말 이후로 USAID로부터 어떤 수입도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반려동물을 돌봐주거나 베이비시터를 하면서 돈을 벌어야 했습니다. 최근에 직장을 구해서 곧 일을 시작하는데 제 주변에서 일자리를 구한 사람은 저 하나 뿐입니다.” 갑작스러운 해고에 소송을 거는 사람도 있고, 거리에서 고용 불안을 호소하며 시위를 하는 사람도 있는데요. 워싱턴DC 거리를 걷다보면 연방 정부 해고자들을 아르바이트생으로 꼽는다는 공지를 붙인 식당이나 카페도 볼 수 있을 정도였는데, 그들의 삶이 얼마나 팍팍해졌는데 알 수 있는 대목이죠. 트럼프 행정부의 공무원 해고를 기다렸다는 듯 중국이 움직이고 있다는 말도 나옵니다. 중국 기업이나 기관 입장에서는 전직 미국 연방 직원들을 채용하면 미국의 기술력과 자원을 얻을 수 있는 만큼 인재 유출의 기회로 삼으려고 한다는 외신 보도도 있었는데요. 트럼프와 머스크에게 뺨 맞고 밥줄도 끊긴 연방 직원들의 절박함을 파고 드는 겁니다. ▶ ‘트럼프붐’ 박살낸 ‘공실 사태’ 가장 단적인 부분이 바로 부동산 시장입니다. 머스크 광풍에 주택 재고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는 이 지역을 DMV라고 일컫습니다. 워싱턴 DC, District of Columbia의 D, 인접 지역인 메릴랜드주의 M 포토맥 강 건너에 버지니아주의 V를 따와서 워싱턴 인근 권역을 DMV 이렇게 부르는건데요. 백악관부터 국방부, 국무부, 재무부, 상무부 등 연방 정부의 크고 작은 기관까지 위치한 워싱턴 DC 인근에 출퇴근을 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연방 정부 직원들 중 DMV 지역에 집을 구하려는 사람들도 많겠죠. 반대로 해고 대상에 오르는 거주자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공실은 점점 더 늘어나겠죠. 짤려서 혹은 짤릴 것 같아서 이사를 가거나 계약을 하지 않는 연방 직원들의 수가 확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겁니다. 4월 한달 동안 워싱턴과 인근에서 매물로 나온 주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나 급증했습니다. 같은 기간 미국 전역에서는 14%만 증가했다고 하는데, 역대 최대 폭으로 늘어난 것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저도 체감하는게 지나다니다 보면 주택을 내놓았으니 임대 문의 하라는 간판도 자주 보입니다. 아파트 같은 다가구 주택들도 주차비 면제, 몇달치 월세 면제 같은 유인책을 써서 구멍 난 세입자 명단을 어떻게든 메우려고 애를 쓰는 것 같더라고요. 제가 정확히 3달 전에 미국 워싱턴 DC의 부동산에 대해 취재할 일이 있었는데요. 워싱턴 DC에서 가장 비싼 부동산 거래를 한 사람이 혹시 누군지 아시나요? 바로 트럼프의 최측근이자 미국 상무부를 이끌고 있는 하워드 러트닉 장관인데요. 25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300억원이 훌쩍 넘는 금액을 내고 집을 샀습니다. 트럼프의 선택을 받고 상무장관 인선되기 전에 산 것인데 당시 제가 직접 그 부동산 매물을 관리했던 부동산 중개인과 이야기를 했을 때 지금은 워싱턴DC의 부동산 시장은 “트럼프 붐”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러트닉 외에도 관세 정책으로 실세에 오른 스콧 베센트 재무 장관과 제이콥 헬버그 국무부 차관, 로버트 F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고급 주택들을 매입하면서 그야 말로 최고 호황이 오는 것 아니냐는 예측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분위기가 너무 다릅니다. 머스크와 DOGE의 영향력에 억만장자들의 광폭 행보는 이미 잊혀진 DMV 지역의 부동산 상황입니다. ▶ ‘전기톱’ 든 머스크의 성적표는? 트럼프 취임 1달 뒤 열렸던 보수정치행동회의 CPAC 행사에 섰던 머스크는 전기톱을 휘둘렀죠. [일런 머스크 / 테슬라CEO (지난 2월)] “이 전기톱은 관료주의를 위한 것입니다” 트럼프가 손에 쥐어준 권력을 머스크는 마치 이 전기톱을 휘두르듯 폭풍 같은 칼질을 주도했는데 그렇다면 얼마나 많은 연방 정부 직원들이 일터를 떠나게 됐을까요? 정확한 통계는 없습니다. 다만 미국 언론들이 분석 보도한 내용을 보면 최소 12만 명 이상의 연방 직원이 해고됐거나 해고 대상에 올랐다고 하고, 15만 명 정도가 추가로 감축 대상에 오를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교육, 보건, 에너지, 세금 등 분야는 다양합니다. 연방 정부 직원이 240만 명 수준이라고 하니 11% 정도가 사실상 이번 정책의 대상에 오른 셈이죠. 머스크는 정부효율부가 2조 달러 그러니까 약 2800조원을 절감할 것이라고 약속했는데, 현재 1700억 달러 정도 절감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우리 돈으로 240조원을 아낀 셈인데 규모는 상당해 보입니다. 사실 ‘경영인’ 머스크를 생각한다면 연방 직원들의 해고 수순은 놀랍지만은 않죠. 트위터를 인수한 직후 성급하게 대량 정리해고에 나섰다가 구설에 올랐는데, 한밤중에 직원들에게 이메일로 해고 사실을 통보했다가 필수인력이 일부 포함된 것을 깨닫고 뒤늦게 복귀를 요청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합니다. ‘공직자’ 머스크의 구조조정도 잡음이 이어졌습니다. 정부효율부가 재무부의 결제 시스템 접근 권한을 얻어 정부 지출 명세를 샅샅이 훑어본 일이나 미국의 핵무기와 관련 국가안보 필수 인력 300여명을 정리해고하는 등 월권 논란과 실수도 있었습니다. 앞서 보여드린대로 워싱턴DC 인근에 공실이 많아지면서 상권 침체 우려도 나오지만 무엇보다 방식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법원이 잇따라 연방 정부 직원 정리해고에 대해 제동을 걸거나 복직 명령을 내리기 시작했고요. 일각에서는 정부효율부가 공개한 자료중 일부 오류나 검증되지 않는 내용이 포함됐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꿈꿨던 연방 정부 효율화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취임 초기 “트럼프의 최측근이자 실세는 머스크”라는 분석도 사그라들면서 머스크 스스로도 연방 정부 구조조정의 최전선에서 물러나 ‘경영인’으로 돌아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을 밝히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 / 테슬라 CEO (지난 1일)] "저 보고 감투를 많이 썼다고 하더군요. 보시다시피 그건 사실이에요. 심지어 제 모자 위에 또 모자가 있잖아요. 첫 100일간 엄청난 일이 이뤄졌습니다. 건국 이래 가장 위대한 행정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마무리 최근 미국의 유력 싱크탱크 관계자를 만나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 직원 해고가 지속 가능할지 물어봤습니다. “지속하려면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는데요. 한마디로, 기관을 없애는 것에도 큰 비용이 든다는 겁니다. 건물을 봉쇄하면 이 건물을 지키고 관리하는 비용이 들고, 해고 당한 직원들과 행정에 차질을 빚은 지방 정부들의 소송 등 대응 비용도 적지 않게 들어가면서 결국 연방 차원의 지출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트럼프의 사업가 기질과 머스크의 승부사 기질이 섞여 폭발적으로 번졌던 연방 정부 구조조정. 취임 4개월 만에 워싱턴 DC 곳곳에 영향력을 미쳤고 이 나비효과는 끝나지 않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머스크 없는 정부효율부 DOGE를 어떻게 할지, 트럼프는 계획이 있을까요?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에도 따끈따끈한 소식 들고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안녕~ 취재 : 최주현 기자 제작 : 김도현 CD 작가 : 박정빈 작가 최주현 기자 choigo@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