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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인도주의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 은행이자 계산법 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교황에게 전화해 유감을 표했지만 교황의 메시지에는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세계 최고 종교 지도자도 네타냐후 총리를 막지 못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의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완전 초토화와 주민 강제 이주 및 수용 계획을 목전에 두고 승승장구하며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사회 여론은 이미 이스라엘에 등을 돌렸다. 특히 지난 5월 27일 이스라엘이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을 통해 식량 배급을 시작하고 배급소 인근에서 무차별로 주민들을 살해하기 시작한 이후 더욱 그렇다. 사실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대 여론이 형성된 건 이미 오래 전이지만 최근 몇 달 동안의 변화는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 7월 15-16일 콜롬비아의 보고타에서는 '헤이그 그룹' 국가들의 회의가 열렸다. 지난 1월 결성된 헤이그 그룹은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연대하고 국제법을 지키기 위한 법적, 외교적 방법을 모색하는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의 연합으로 남아공·볼리비아·콜롬비아·쿠바·온두라스·말레이시아·나미비아·세네갈 등이 참여하고 있다. 헤이그 그룹은 중국·스페인·카타르·브라질·칠레·포르투갈·멕시코·튀르키예 등 30개 이상의 국가가 참여한 회의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과 팔레스타인 영토 침탈을 중단시킬 방안들을 논의했다. 참석국 중 12개국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대한 대응 조치에 합의했다. 여기에는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공급망 차단과 수송 금지, 이스라엘에 협력하는 기업들과의 공공계약 점검 등이 포함됐다. 참석국 중 일부만이 이 합의에 서명했지만 헤이그 그룹은 성명을 통해 9월 유엔 총회 때까지 많은 국가의 참여를 이끌어낼 것이라며 이를 위한 활동이 이미 시작됐다고 밝혔다. 헤이그 그룹의 영향력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시선이 많다. 국제사회에서 정치적·경제적으로 영향력이 크지 않은 국가들이 이스라엘의 전쟁을 중단시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많은 비서방 국가들이 이런 노력에 동참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영향력도 아예 무시하기 어렵다. 남아공의 경우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이스라엘을 제노사이드(집단 학살) 혐의로 기소했고 2024년 1월 26일 ICJ는 사실상 이스라엘의 집단 학살 혐의를 인정해 방지 조치를 취할 것을 명령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남아공의 이스라엘을 상대로 한 집단 학살 혐의 재판은 현재 진행 중이다. 또한 보고타 회의 참석국들의 면면을 보면 전혀 영향력이 없다고 보기는 힘들다. 서방국들의 변화 사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서방국들에서 나타나고 있다. 북미와 서유럽의 서방국들은 전통적으로 이스라엘을 지지해왔고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대량학살이 발생한 상황에서도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강조하며 지지를 철회하지 않았다. 그러나 가자지구 인도주의 재난 상황이 악화하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내고 휴전을 촉구하고 있다. 물론 이것이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 철회를 의미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인도주의 사안에 있어서는 예전보다 목소리가 커진 건 사실이다. 5월 19일 영국·프랑스·캐나다는 공동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이 공격을 멈추고 구호품 반입 중단을 해제하지 않으면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가자지구의 고통은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다시 한번 휴전을 요구한다"고 했다. 이후 6월 초에 영국은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노르웨이 등과 함께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대한 폭력과 심각한 인권 침해를 이유로 극우 정치인인 이스라엘의 안보장관과 재정장관에게 제재를 가했다. 2024년 10월부터 영국과 캐나다는 이스라엘과의 일부 무기 거래를 중단하기도 했다. 이탈리아·벨기에·스페인·네덜란드 등은 이보다 전에 무기 거래를 중단했다. 하지만 유럽 국가들의 일부 또는 전면적인 무기 거래 중단은 이스라엘에 거의 아무런 영향이 없다.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공급은 미국이 약 69%를, 독일이 약 3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론을 생각하면 유럽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 유럽의 여론은 이스라엘에 거의 등을 돌렸다. 인터넷 기반 여론조사업체인 유고브(YouGov)는 6월 초 유럽 6개 국가에서 이스라엘의 대한 2016년 11월과 2025년 5월의 지지도를 비교해 발표했다. 조사 대상이 된 국가는 영국·독일·프랑스·덴마크·이탈리아·스페인이었다. 결과에 따르면 모든 국가에서 지지도가 급락했다. 두 기간 사이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도는 영국 46%, 독일 44%, 프랑스 48%, 덴마크 54%, 이탈리아 52%, 스페인 55%을 기록했다. 전체적으로 13~21% 만이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63~70%가 이스라엘을 지지하지 않았다. 특히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 공격이 적절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6~16%에 불과했다. 반면 이스라엘의 대응은 옳았지만 과도한 군사 작전으로 많은 인명을 살상했다는 의견은 29~38%로 높았다. 또한 이스라엘의 군사 대응 자체가 잘못됐다고 응답한 비율도 12~24%를 차지했다. 유럽 국가들의 이런 여론 변화는 유럽이 이스라엘에 압력을 가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지난 6월 말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억압과 가자지구 학살에 협력한 기업들을 공개한 보고서를 작성한 유엔 특별보고관이자 이탈리아 인권변호사인 프란체스카 알바네제는 지난 15일 자신의 SNS에 유럽연합의 역할을 강조하는 글을 게재했다. 알바네제는 유럽연합이 이스라엘의 가장 큰 무역 상대이자 가장 큰 투자자로 미국보다 두 배나 많이 이스라엘에 투자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럽연합의) 무역이 (팔레스타인에 대한) 점령, 인종차별, 집단 학살에 공모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같은 날 있을 유럽연합의 이스라엘에 대한 무역 제재 논의를 염두에 두고 쓴 것으로 보인다. 남은 기대 그러나 유럽연합은 같은 날 가입국 외무장관 회의에서 이스라엘을 제재하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것을 결정했다. 대신 다음 회의인 10월 6일까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구호품을 공급하고 주민 이동 통제를 완화하는지 등을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애초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주민 집단 학살, 식량의 무기화 등과 관련해 이스라엘에 무역 제재를 가하려던 고려가 원점으로 돌아간 것이다. EU 외교위원장인 카야 칼라스는 유럽연합의 목표는 "(이스라엘에) 벌을 주는 것이 아니라 (가자지구) 상황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EU 옵저버는 이것이 칼라스 위원장과 이스라엘 외무장관과의 담판의 결과고 인권단체들로부터 "배신"이라는 비난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제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행태에 변화가 없다면 유럽연합이 정말 다음 외무장관 회의에서 무역 거래를 중단하거나 중대 조치를 취할지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사실 모두가 아는 것처럼 이스라엘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건 미국이다. 그런데 미국은 이스라엘에 휴전을 요구하면서도 네타냐후 총리의 휴전 거부를 비난하지 않고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의 강한 정치적 유대에서 비롯된 것으로도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사실상 가장 기대를 걸 수 있는 건 유럽연합이다. 유럽연합의 결정이 경제적으로 이스라엘에 가장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유럽연합이 이스라엘의 변화를 지켜보겠다면서 무역 제재 조치를 미룬 것은 매우 유감스런 일이다. 그러나 유럽 국가들에서 이스라엘 반대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연합이 변화를 만들 결정을 하기를, 그리고 헤이그 그룹처럼 더 많은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