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존처리 중인 옥주렴'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2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개관 20주년 특별전 '리:본,RE:BORN) 시간을 잇는 보존과학'에 보존처리 진행 중인 옥주렴이 전시돼 있다. 2025.12.2 jieun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긴 나뭇조각 아래로 푸른빛이 길게 늘어져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청색과 투명색 유리구슬을 꿰어 만든 것이다.
78개의 끈에 달린 구슬을 합치면 대략 2만1천개.
그러나 그 형태는 완전하지 않다. 발 형태로 만들 릴게임모바일 어 공간을 분리하거나 벽에 장식용으로 사용한 게 아닐까 추정되지만 곳곳이 비어있다.
임금이 오래 살기를 바라며 만든 글자인 '성수'(聖壽·임금의 나이 또는 임금의 수명을 높여 이르는 말) 문양은 전체의 41%만 남아 있을 뿐이다.
또 다른 글자 문양 '만세'(萬歲·영원히 삶) 역시 64%만 형체를 유지하고 있다. 세월 릴게임하는법 의 무게가 켜켜이 쌓이며 제 모습을 잃은 '옥 주렴'을 어떻게 되살려야 할까.



'보존처리 중인 옥주렴'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2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개관 20주년 특별전 '리:본,RE:BORN) 시간을 잇는 보존과학'에 보존처리 진행 중인 옥 황금성슬롯 주렴이 전시돼 있다. 2025.12.2 jieunlee@yna.co.kr


낡고 상처 난 유물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 넣는 보존과학자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박물관의 숨겨진 공간인 보존과학실이 아닌 전시실에서다.
정용재 국립고궁박물관장은 2일 열린 '리:본(RE:BO 바다이야기 RN), 시간을 잇는 보존과학' 기자 간담회에서 "문화유산을 지키고 되살리는 과학의 의미를 돌아보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오는 3일 개막하는 전시는 박물관 보존과학의 여정을 압축해 보여준다.
2005년 박물관 개관 전시를 위해 보존 처리 작업에 나선 순간부터 조선 왕실과 대한제국 황실 유산을 어떻게 보존 처리해 본래 황금성릴게임 모습을 되살렸는지 짚었다.



국립고궁박물관, 개관 20주년 맞아 '시간을 잇는 보존과학' 특별전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2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개관 20주년 특별전 '리:본,RE:BORN) 시간을 잇는 보존과학'에 보존처리 진행 중인 옥렴이 전시돼 있다. 2025.12.2 jieunlee@yna.co.kr


박물관 유리 진열장에 자리한 유물의 '뒷이야기'인 셈이다.
전시를 기획한 이현주 학예연구관은 "평소 박물관에서 보이지 않는 보존과학실을 전시실로 확장해 유산이 어떻게 다시 태어나고, 시간을 잇는지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연구실처럼 꾸민 전시실에 들어서면 옥주렴과 옥렴을 마주하게 된다.







100여 년 전인 대한제국 시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두 유물은 창덕궁에서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로 넘어온 것으로 전한다. 왕실 유물일 가능성이 큰 것이다.
쌍희(囍)자 문양이 돋보이는 옥렴은 옥주렴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태가 좋지만, 구슬을 연결하는 끈 곳곳이 끊어져 있어 전문가 손길이 필요한 상태다.



디지털 작업으로 복원된 태조 어진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2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개관 20주년 특별전 '리:본,RE:BORN) 시간을 잇는 보존과학'에 태조 어진 디지털 복원본이 전시돼 있다. 2025.12.2 jieunlee@yna.co.kr


표면의 오염물을 제거하고 끈을 보강해 구슬이 떨어져 나가지 않도록 하는 작업이다.
박물관은 "보존 처리 중인 유물을 실제로 공개하는 건 처음"이라고 전했다.
유물 옆에는 기존의 끈을 최대한 재활용할지, 아니면 아예 교체할지 질문을 던지며 보존과학자들이 작업할 때 겪는 고민과 선택을 생각하게끔 한다.
보존과학자의 손길이 닿은 유물 각각의 사연도 흥미롭다.
조선 왕실의 어보(御寶·임금의 도장)와 인주를 담아 이동할 때 쓰던 가죽 가방인 호갑은 과거 이탈리아에 직접 가서 유물 처리 및 분석 방법을 배워 되살렸다.



국립고궁박물관, 개관 20주년 맞아 '시간을 잇는 보존과학' 특별전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2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개관 20주년 특별전 '리:본,RE:BORN) 시간을 잇는 보존과학'에 다양한 금보와 옥보가 전시돼 있다. 2025.12.2 jieunlee@yna.co.kr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자 보물인 어보는 약 3년간 조사·분석한 바 있다.
2015년 국가유산청(당시 문화재청)이 미국에서 '덕종 어보'를 환수하면서 1471년 제작된 유물이라 발표했다가 뒤늦게 1924년 재제작품이라고 밝히면서 논란이 불거진 탓이다.
전시실에서는 금·은·옥으로 만든 30여 점의 어보와 함께 연구 성과를 볼 수 있다.
조선을 세운 태조 이성계(재위 1392∼1398)의 어진(御眞·임금의 초상화)을 최신 기술로 되살린 과정은 빼놓지 않고 봐야 한다.
옛 문헌과 기록 등에 따르면 태조의 초상은 26점이 제작됐다고 전하지만, 전란과 한국전쟁 등을 거치면서 현재는 전주 경기전과 국립고궁박물관 소장본만 남아있다



디지털 작업으로 복원된 태조 어진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2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개관 20주년 특별전 '리:본,RE:BORN) 시간을 잇는 보존과학'에 태조 어진 디지털 복원본이 전시돼 있다. 2025.12.2 jieunlee@yna.co.kr


박물관이 소장한 태조 어진은 과거 화재로 절반 정도가 소실된 상태다.
이에 박물관은 1910년대에 촬영된 유리건판 사진, 국보로 지정된 전주 경기전 봉안본을 토대로 2013년에 어진을 디지털 작업으로 복원한 바 있다.
관람객들은 붉은 곤룡포(袞龍袍·임금이 입던 정복)를 입고 어좌(御座·임금이 앉는 자리)에 오른 태조 얼굴이 복원되는 과정을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정용재 관장은 "유물 뒤편에서 이를 살려내기 위해 오랫동안 축적해 온 시간, 보존과학자들의 숨은 노력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관심을 당부했다.
전시는 내년 2월 1일까지.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의 과학적 조사 결과 및 과정은'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2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개관 20주년 특별전 '리:본,RE:BORN) 시간을 잇는 보존과학'에 2023년 일본에서 돌아온 뒤 보물로 지정된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와 과학적으로 조사한 결과 및 과정이 소개되고 있다. 2025.12.2 jieu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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