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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admin@reelnara.info
"어제 잠도 잘 안 오더니, 새벽 4시에 눈이 떠졌어요. 큰일이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일인 13일 오전 7시 15분. 고사장인 서울 마포구 홍대부여고 앞에서 만난 만 77세 서혜숙 수험생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여성 만학도를 위한 특수학교 일성여중고 재학생인 서씨는 올 수능 최고령 응시생으로 알려졌다.
서씨는 야마토무료게임 어린 시절 어려운 집안 형편 등으로 중학교까지만 다닌 게 평생토록 속이 상해 대학 진학 꿈을 차근히 키워왔다고 했다. 경기 고양시 소재 거주지에서 1시간 넘게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해 이른 시간 시험장에 도착한 서씨는 "'나도 잘할 수 있다'는 굳은 의지로 공부를 시작했다. 한번 해 보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서씨처럼 만학도인 일성 사이다쿨 여중고 수험생 60여 명이 소속 학교 구성원들의 열띤 응원을 받으며 고사장에 들어섰다. 60대와 70대인 수험생들은 10대 수험생 못지않은 각오를 다졌다. 수험생 김칠산(75)씨는 "일생일대에 한 번 오는 기회인 만큼, 잘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김씨는 초등학교 졸업장도 없는 한을 풀기 위해 공부했다고 한다. 그는 "남동생들만 학교를 다녔는데, 나는 그 우주전함야마토게임 토록 하고 싶던 공부를 (얘네들은) 하기 싫다고 할 때 얄미워서 많이 싸우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이날 경찰차를 타고 시험장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택시가 제때 안 잡히는 데다 거동이 불편해 경찰에 도움을 청해 오전 7시 43분 여유 있게 도착했다. 김씨는 "택시가 안 잡혀 심장이 뚝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지하철은 오래 걸어야 하고 바다이야기오리지널 길도 잘 몰라 늦을까 봐 결국 체면 불구하고 경찰차를 탔다"고 했다. 그는 "경찰들에게도 응원을 받았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보였다.
40세 이상 여성 만학도들을 가르치는 일성여중고의 수험생들이 13일 시험장인 서울 마포구 홍대부여고 옆에서 수험표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사이다릴게임 있다. 김나연 기자
만학도들은 삼삼오오 모여 수험표를 들고 기념 촬영하거나, 담임 교사가 따라준 따뜻한 차와 커피를 마시며 긴장을 풀었다. 응원을 위해 시험장 앞을 지키던 일성여고 교사들은 소속 반 학생의 등을 두드리며 격려했다. 그러면서 "허리가 아파서 오래 앉아 계실 수 있겠나. 너무 아프면 감독관에게 말씀하시라"고 말했다. 한 교사는 "만점 받으시라"고 1만 원 지폐를 나눠주기도 했다. 교사들은 휴대폰을 껐는지 체크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동급생과 수다를 떨던 60대 안모씨는 수험표가 든 투명파일을 손에 꼭 쥐고 있었다. 안씨는 "늦은 나이에 온 기회인 만큼 남들보다 더 가슴 뭉클하고 감사하다"고 했다. 7남매 중 넷째인 안씨는 초등학교까지만 다니고 공부를 그만뒀다. '오빠를 가르쳐야 한다'는 이유로 자신도, 두 언니들도 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수십 년 품은 공부의 한은 두 언니도, 안씨도 일성여중고를 다니며 풀었다. 처음에는 뒤늦은 공부 사실을 주위에 숨겼다는 안씨는 "창피했는데, 자녀들이 뭐가 부끄럽냐며 응원해줘서 정말 고마운 마음"이라며 미소 지었다.
일성여중고의 만학도 수험생이 13일 2026년도 수능 시험장인 서울 마포구 홍대부여고 정문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일성여중고 후배들도 선배들이 환한 미소로 전하는 응시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후배들은 '술술 풀려라' '엄마의 꿈을 응원해' '붙어라 철썩' 등 손팻말을 들고 선배들을 힘껏 응원했다.
그러면서 후배들은 자신들이 내년에 치를 수능에 대한 기대감을 품었다. 오전 6시 50분부터 교문 앞을 지킨 일성여고 2학년 유은조(74)씨는 "초등학교도 못 나왔는데 학교를 다니는 자체가 떨렸다"며 "수능 칠 날이 기대된다"고 했다. 유씨의 동급생 최순자(63)씨도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가정 형편이 안 돼 초등학교까지만 다녔다"며 "대학 가는 게 꿈이어서, 평생 한이 맺혀서 늦은 나이에 공부를 시작했다. 1년이라도 일찍 수능을 보는 선배들이 부럽다"고 했다.
김나연 기자 is2n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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