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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마. 버렸다. 쓰였다. 파트너 언니가 사람이백혜숙 ‘지속가능 국민밥상 포럼’ 대표. ⓒ시사IN 이명익



‘금사과’ ‘금배추’ 등 농산물 가격 폭등으로 사회적 논란이 일 때면 호출되는 사람이 있다. 백혜숙 ‘지속가능 국민밥상 포럼’ 대표(58)다. 백 대표는 가락시장 경매제도의 문제점과 농산물 유통 문제를 공론화한 인물이다. 경매제도는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 시스템을 만들자는 취지로 40년 전에 도입됐지만, 점차 부작용이 심각해졌다. 가격변동이 심해 농민과 소비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대신 수수료를 받는 가락시장 내 도매시장 법인만 살찌우는 결과를 초래했다. 쿠팡 같은 온라인 직거래 시장이 커졌다고 하지만, 가락시장은 여전히 연간 거래금액이 6조원 넘는 국내 농산물의 최대 판로다해동선
.


농대를 졸업한 백 대표는 아이를 키우면서 자연과 먹거리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 2012년 도시농업에 관심 있는 11인이 모여 사회적기업 에코11을 설립하면서 먹거리 운동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에코11은 1학교 1텃밭 만들기 등 도시 텃밭 보급 활동을 펼쳤다. 커피 찌꺼기를 땅에 뿌상장심사
리면 훌륭한 퇴비가 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관련 사업도 의욕적으로 추진했다.


2018년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전문위원을 맡으면서 유통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가락시장을 매일같이 쏘다니면서 의아한 점을 발견했다. 나랏돈으로 만든 공영 도매시장인데도 생산자와 소비자의 자리가 없었다. 도매시장 법무료인터넷게임
인과 유통 상인만의 공간이었다. 이런 구조를 개혁하지 않고서는 농민과 소비자에게 이로운 농산물 유통 시스템을 만들기 어렵다는 걸 깨달았다. 이후 백 대표는 지속가능 국민밥상 포럼을 발족해 농산물 유통 개혁 문제를 공론화하는 데 전력을 다했다. 더불어민주당 농어민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했고,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에는 ‘함께 만드는 케이(K)-농정 협의체’에연봉일억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백혜숙(오른쪽 네 번째) 대표가 9월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박물관에서 열린 ‘농산물 도매시장 거래 제도 개선을 위한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했다. ⓒ시사IN 이명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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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대표는 농산물 유통 문제를 해결하려면 ‘건강한 경쟁’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산지에서 농산물을 수집해 경매를 거치지 않고 직접 동네 마트 등에 판매하는 시장도매인 제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경매 과정이 사라지는 만큼 유통단계가 줄어드는 제도다. 이미 2004년부터 서울 강서시장에서 시행 중인데, 가락시장 중심 거래 구조에서도 매년 꾸준히 성장 중이다. 친환경 농산물 매장 확대 등 가락시장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지방 도매시장을 살릴 방안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정부의 확실한 정책 의지다. 도매시장 법인을 비롯해 수십 년간 현행 구조에 기대어 살아온 이들은 물론 농림축산식품부 역시 유통 개혁에 소극적이라고 백 대표는 생각한다. 그는 “농산물 유통과 가격 안정은 농림축산식품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범부처 유통개혁위원회를 만들고 신설될 국가미래전략위원회에서도 이 문제를 주요 과제로 다뤄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오성 기자 dodash@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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