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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아 내일 직원 혜주의 않게 안 기대하기한강뮤지엄은 현재 5인의 작가가 참여 '만나서, 반가워' 기획전이 진행 중이다. 홍기웅기자


경의중앙선 팔당역 가까운 곳에 전망 좋은 미술관이 있다. 한강을 바라보며 차를 마시고 전시를 감상할 수 있는 한강뮤지엄(관장 김난숙)은 유유히 흐르는 한강을 닮았다. “Open the door, Hangang Museum!” 미술관 벽면에 새겨진 글은 한강뮤지엄의 설립 이념이자 경영철학이다. “더 많은 대중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예술의 대중화와 문화예술을 선도하는 현대 미술관.”



'만나서, 반가워'전 김명종 작가의 ‘프루티 헤드 시리즈’. 홍기웅기자
새희망홀씨 대환

■ 만나서 반가워
남양주시 와부읍에 자리한 한강뮤지엄은 흐르는 강물처럼 작가와 관객의 막힘 없는 소통을 추구한다.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를 예술로 통합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지역 문화 소통의 창구를 자임하는 한강뮤지엄의 일관된 자세가 믿음직하다. “2025년 상반기 14번째 기획전 ‘만나서 성별무관 반가워-Nice To Meet You’는 현대 우리 사회의 저출산과 결혼 기피 현상을 ‘만남’이라는 주제를 통해 근본적으로 탐구하고자 기획됐습니다.”
김동우 부관장이 기획전의 주제를 ‘만남’으로 결정한 까닭을 들려준다. “현대사회에서 점차 희미해지는 만남의 본질을 탐구하며 인간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감정적 교류와 개인적 경험이 어떻게 변화 다음 하는지를 조명하는 전시입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언제든 쉽게 연결될 수 있지만 감정과 경험을 공유하며 상호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형성되는 깊은 교류는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진정한 만남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기회를 제공하려는 미술관의 진지한 기획이 고맙다.



'만나서, 반가 무담보 워'전 김정미 작가 ‘군중’. 홍기웅기자


“철학자 마르틴 부버는 진정한 만남은 목적 없이 서로를 있는 그대로 마주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많은 만남이 사회적 기대와 규범 속에 얽매여 진정한 관계로 발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요.” 그렇다면 참여 작가들은 ‘만남’의 의미를 어떻게 대출상환방식 이해하고 해석했을까. “스마트폰의 확산, 저출산과 1인 가구의 증가, 코로나19로 시작된 비대면 소통 등으로 인간관계의 형태가 급변하고 있지요. 다섯 분의 작가는 각자의 방식으로 관계에 대해 관객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깊이 있는 관계 형성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우리 시대에 ‘진정한 만남’이란 무엇인지를 탐색하는 흥미로운 기회가 될 것입니다.”
관계의 본질을 예술적 시각으로 조명한 김정미, 임승천, 감성빈, 김명종, 강병섭 작가는 회화, 조각, 사진,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기발한 작품으로 관객에게 말을 건다. 김정미 작가가 군중을 표현하는 방식이 흥미롭다. 추상화처럼 보이는 둥근 문양을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살펴보니 사람의 얼굴이다. 익명의 무리에 섞여 사라지는 개인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모닥불 앞에서’라는 작품은 네 사람이 달이 뜬 밤에 모닥불을 피워 놓고 노래를 부르는 낭만적인 내용이다. 하지만 작가는 개성을 드러내야 할 네 사람을 익명으로 처리한다. 획일화된 집단 속에서 개성을 숨기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씁쓸한 모습이다. ‘일상’ 연작에서는 반복되는 일상에도 존재하는 특별한 순간을 주목하고 포착한다. 우리가 기억하고 간직해야 할 특별한 만남의 순간은 언제일까.



현재 한강뮤지엄에서 전시되고 있는 '만나서, 반가워'전 임승천 작가의 '고리'. 홍기웅기자


■ 진정한 만남이 가능할까
인간의 욕망과 사회적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존재의 모순을 표현한 작가의 상상력이 재미있다. 멀찍이 떨어진 네 개의 흉상 조각을 연결하는 몇 가닥의 붉은 실은 관계를 나타낸다. 임승천 작가는 팔뚝 조각과 조각을 붉은 실로 이어 인간관계를 시각적으로 형상화한다. 모터를 장착해 팔뚝 조각을 움직이도록 만들어 실을 느슨하고 팽팽하게 해 갈등과 모순을 풀어내려 애쓰는 인간의 몸짓을 보여준다.
갈색의 액자에 든 조각품 ‘comfort’는 두 남녀가 키스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상실과 슬픔의 감정을 기록하고 재해석하는 감성빈 작가의 표현 방식은 단순하지만 강렬하다. ‘미스터 뱀파이어-새시대’ 시리즈를 선보인 김명종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얼굴이 없다. 왜 작가는 사람들의 얼굴에 가면을 씌웠을까. 가면은 집을 나서면 아는 사람을 만날 확률이 낮은 현대사회의 삭막한 현실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사진과 영상을 활용해 관찰자와 참여자의 시선이 교차하는 구조를 구축하며 관계 속에서 자아가 변화하는 모습을 인상적으로 담아내는 표현 방식이 돋보인다.



'만나서, 반가워'전 전시 내부 모습. 홍기웅기자


한편 ‘경복궁 근정전’을 비롯한 강병섭 작가의 작품은 밝고 익숙한 풍경으로 관객을 작품 앞으로 다가오게 만든다. 하지만 관객은 이내 등장인물의 시선이 제각각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고개를 갸웃한다. 익숙한 장소를 낯설게 재구성하며 현실과 이상 사이의 긴장 관계를 색채와 공간의 변형을 통해 표현하는 방식이다. 같은 공간 속에서도 경험하는 세계가 다름을 깨닫게 해주는 작가의 통찰이 예리하다.
이처럼 ‘만나서, 반가워’전은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만남을 새로운 시각으로 입체적으로 조명해 관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김 부관장의 해설을 들으며 작품을 다시 살펴보니 작가의 의도가 분명해진다. “이번 전시는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만남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하며 관계의 의미를 생각하도록 도울 것입니다. 관객들이 변화하는 관계의 본질을 탐구하고 잠시라도 자신의 위치를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비로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당신에게 나는 어떠한 존재입니까”



한강뮤지엄 전시를 관람후 한강을 바라보며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홍기웅기자


■한강처럼 깊고 멀리 가는 꿈
8월이면 한강뮤지엄은 개관 6주년을 맞는다. 개관 직후에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을 만났으나 한 번도 기획전을 거르지 않고 꿋꿋하고 성실하게 미술관의 소임을 다했다. “코로나가 끝났지만 사립미술관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하지만 미술관의 설립 목적과 소명을 잊은 적은 없지요.” 그동안 한강뮤지엄은 어떤 전시로 관객들과 만났을까. “2024년 경기도와 남양주시, 4LOG의 후원을 받아 두 차례의 기획전을 열었습니다.” 전시 내용과 진행 과정을 꼼꼼하게 기록한 두 권의 도록을 펼쳐본다.
‘타라탁탁-열수의 꽃, 정약용의 아언각비’라는 책은 의성어와 낯선 단어로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짐작하듯 ‘타라탁탁’은 스마트폰과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소리이자 현대사회의 정보 생산과 소비를 상징한다. ‘열수(洌水)’는 정약용의 호이자 한강의 다른 이름이며 정약용이 일상에서 잘못 사용되는 말과 글의 어원을 바로잡기 위해 지은 책이 ‘아언각비’라는 새로운 사실도 전달한다. 그러나 일상에 지친 관객을 부드럽고 편안한 안락의자에 앉히는 ‘폭신폭신’이란 전시가 마음에 더욱 와닿는다. “한강이 훤히 보이는 실외 공원과 실내 전시실에서 전시해 작품의 생명력을 확장했습니다. 정현, 두민, 308 Art Crew, 한진수, 김홍식, 김태호 작가가 회화·판화·조각과 영상·설치 같은 다양한 장르를 통해 정약용의 사상과 의미를 입체적으로 보여줬지요. 정약용 선생님의 철학은 현대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며 현재와 미래의 중요한 자산임을 보여준 뜻깊은 전시였습니다.” 정약용 선생의 지혜를 되새기며 건강하고 조화로운 사회를 향한 디딤돌이 되길 기대한 미술관의 기획은 적중했다.
“재능있는 작가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작품을 제작해도 전시할 공간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술을 전공해 이런 사실을 너무나 잘 알기에 최대한 많은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려 노력하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사립미술관 운영이 어려운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앉아서 도움을 기다리지 않고 관객들이 즐겨 미술관을 찾도록 다양한 실험과 방법을 모색하는 미술관의 진지한 모습에서 작은 희망을 발견한다. 햇살을 받아 반짝이며 흐르는 강물이 더없이 평화롭다. 기획전 ‘만나서 반가워’라는 주제와도 잘 어울리는 풍경이다. 관객과 막힘 없는 소통을 꿈꾸는 한강뮤지엄은 바다를 향해 유유히 흐르는 한강을 닮았다. 김준영(다사리행복평생교육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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