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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도심에서 근무하는 사무직 공공기관 직원들이지만, 거의 매주 산을 오른다. 자나 깨나 산 생각뿐이다. 회사에서도 자꾸 우리를 산기슭으로 보내려 한다. 서울시 산山 관광콘텐츠를 책임지는 '서울 등산관광 활성화'가 우리의 임무이기 때문이다.
올해 대한민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가 역대 최초 2,000만 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이들의 최근 관광 트렌드 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은 등산이다. 지하철을 타고 쉽게 접근해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서울 산만의 매력이 여행 옵션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심지어 전 세계를 강타한 '케이팝 데몬헌터스'의 하이라이트 장면도 낙산과 남산이 아니겠는가? 관광릴게임 사이트
재단은 이런 날을 예상하고 서울등산관광센터를 만든 것이다. 서울등산관광센터는 외국인 장비대여 서비스와 외국어 등산정보 안내를 제공하는 곳으로 현재 북한산, 북악산, 관악산 3곳에 위치해 있다. 꾸준히 관광객 산행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등산관광의 기반을 닦아온 결과 3년 만에 10만 명이 넘는 방문객과 함께, 외국인 등산객 수치 증가를 체감하는 중이다. 몇 년기관매수
간 노력해 온 일이 진짜 트렌드가 되었다는 감사함과 자부심으로 올해 '서울 하이킹 페스타'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불수사도북, 무작정 도전
'서울 하이킹 페스타'에서는 서울 도심 등산문화를 알리고 홍보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릴 예정이다. 기획 과정에서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이른바 '본격 등산인'들을 위한 프로그현대백화점 주식
램이 없다는 것이었다. 대중성과 외국인의 접근을 고려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남았다. 고수들을 위해 하드코어한 챌린지를 기획하고 싶었다.
그렇게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서울 북부의 명불허전 종주 코스 '불수사도북'이다. 서울관광재단이 힘들기로 유명한 '불수사도북 챌린지'의 공식적인 무대를 마련해 준다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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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에 앞서, 먼저 직접 부딪쳐보기로 했다. 우리와 같은 비非등산인에게는 상상조차 어려운, 완전히 낯선 세계의 콘텐츠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는 총 14인의 대군단을 꾸렸다. 서울관광재단 직원 여섯, 등산관광센터 직원 다섯, 여기에 블랙야크 셰르파 셋까지 모셨다. 센터 직원들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실제로 등산 코스를 안내하투자펀드
는 경험이 풍부했고, 셰르파들은 코스 리딩과 비상 상황 대응을 위해 함께하게 되었다.
이 세 집단은 모두 등산관광 진흥이라는 같은 목표를 향하고 있었지만 등산 실력은 제각각이었다. "재미있어 보이길래 따라왔다"는 직원부터, "다리가 부러져도 무조건 완주하겠다"는 나까지 참여동기도 다양했다.
공통점이 있다면 여느 초보들처럼 등산 장비만큼은 풀세트였다는 것이다. 등산화, 등산복, 스틱, 헤드랜턴까지 서울등산관광센터의 자랑인 최고급 대여 물품들을 사전 공수해 왔기 때문이다.
밤 10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출발한 우리 초보 등산팀은 나쁘지 않은 속도로 2시간 후 불암산 정상에 닿았다. 서울 북부 야경을 감상하고 작은 성취를 느끼며 "할 만한가?" 싶기도 했지만 곧 후미가 처지기 시작했다. 새로운 경험이라 재미있을 것 같던 야간산행은 초보들에겐 산행 재미를 반감하는 요소였다, 이날 출근까지 했던 직원들은 잠을 자면서 걷기 시작했다. 쉬어가는 텀이 점점 짧아졌다. 수락산의 긴 능선을 따라 내려오며 대부분의 인원들은 몸이 아닌 마음의 체력이 다한 듯 보였다. 수락산 하산까지는 무려 총 8시간이 소요됐다.
수락산 하산 후 보급장소인 회룡역 근처에서 아침 일찍부터 기다리던 재단 팀장님이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아무도 시키지 않은 도전의 결과를 위로받으며, 간단한 아침식사와 함께 무용담을 풀었다. 8시간 등산을 하면 제로콜라가 아닌 일반콜라가 훨씬 맛있다는 사실도 새롭게 배웠다. 식사를 마치고 팀원 14명 중 10명은 챌린지의 종료를 선언했다. 밥을 먹고 몸이 풀어진 것이다.
끝까지 가보기로 한 4명의 멤버들은 이후 일절 휴식 없이 1시간 이내 사패산 정상, 또 2시간 만에 도봉산 신선대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도봉산 진입 시점에서 빗줄기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북한산국립공원 입장은 어렵겠다싶어 이 멤버들의 도전도 약 16시간, '불수사도'에서 마치게 되었다.



불수사도북을 출발하는 우리들(공릉산백세문).


불수사도북 5개 산의 진정한 매력
이번 체험을 통해 우리는 불수사도북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접었다. '야간산행이 위험해? 관리 인력만 잘 배치하면 되지!', '너무 마니악해서 참여 인원이 적다고? 그분들만 있어도 충분하지!' 라고 생각했다. 건방진 생각이었다.
참여자들의 안전을 담보해 주기엔 다섯 개 산에 걸친 자연은 너무나 위대했다. 종주 단위 산행의 판을 깔아 홍보하기에는 일반인/외국인 관광객에게 콘텐츠로의 어필 포인트도 부족해 보였다. 산을 대상으로 하는 콘텐츠 기획엔 더욱 신중한 접근과 기획이 필요함을 자각했다.
하지만 이번 답사를 통해 우리는 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 이 다섯 산이 가진 개별적인 아름다움을 직접 체감할 수 있었다. 특히 관광자원으로서의 '킬러 콘텐츠'들을 새롭게 발견한 것이 큰 수확이었다.
불암산 석장봉 양쪽으로 펼쳐지는 쓸쓸한 야경. 수락산 정상과 도정봉에서 느낀 고요함. 축구도 할 수 있을 듯 넓은 사패산 정상. 도봉산 신선대에서만 만날 수 있는 기분 좋은 바람. 그리고 이날은 닿지 못했지만, 말이 필요 없는 북한산 백운대까지. 다섯 개 산의 매력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웠다.
종주의 방식이 아니더라도 불수사도북이 품고 있는 이 아름다움은 다른 방식으로 재탄생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소개될 예정이다. 더 많은 이들이 서울의 산을 알고, 그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서울 하이킹 페스타?
서울 하이킹 페스타는 11월 15~16일, 22~23일, 두 주에 걸쳐 진행되는 서울 최초의 등산관광 축제다. 이번 축제를 통해 건강한 등산 문화를 제고하고 서울의 산이 지닌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고자 한다.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도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등산 프로그램이 준비될 예정이다. 챌린지형, 관람형, 가족참여형 등 서울의 산악자원을 활용한 관광 콘텐츠를 다채롭게 선보이는,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형태의 등산 축제가 될 것이다.
월간산 11월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