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문화재단이 주최한 AI 1차 포럼 '2025 AI, 예술의 오늘을 바꾸다'에서 이진준 아티스트가 강연하고 있다. 대전문화재단 제공


2016년 알파고의 충격 이후, 생성형 AI(인공지능)의 등장은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 여겨졌던 '창작'의 성역마저 허물고 있다. 챗GPT가 시를 쓰고, 미드저니가 그림을 그리며, AI가 국악을 작곡하는 시대다. '과학도시'라는 정체성을 가진 대전 예술계는 이 거대한 기술적 파도에 휩쓸리고 있다. 대전문화재단이 올해 주최한 일련의 포럼과 세미나는 AI가 촉발한 예술 생태계의 지각변동을 진단하고, 공존의 해법을 모색하 릴게임방법 는 자리였다. AI 시대 예술의 변화와 쟁점, 그리고 대전 예술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본다.



대전문화재단이 주최한 AI 3차 포럼 '일상이 된 AI, 예술계의 과제'에서 이중호 대전시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대전문화재단 제공


사이다쿨 ◇빅블러 시대, 모호해지는 지역 예술계
대전 예술계는 지금 단순한 기술 수용의 차원을 넘어 예술의 정의 자체를 다시 고민해야 하는 변곡점에 섰다. 4차 산업혁명의 가속화와 함께 산업 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빅블러(Big Blur)' 현상이 예술 창작의 영역까지 깊숙이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과거 예술은 인간의 직관과 감성이 지 메이저릴게임사이트 배하는 영역이었으나, AI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은 창작, 유통, 소비, 교육 등 생태계 전반의 구조적 변화를 강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변화를 단순한 '도구의 발전'이 아닌 '생태계의 재편'으로 진단한다. 붓과 악기라는 물리적 도구가 데이터와 알고리즘으로 대체되면서, 창작의 주체(예술가)와 객체(작품) 사이의 전통적인 관계는 이미 모바일바다이야기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생성형 AI는 창작 과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하지만, 동시에 결과물의 예측 불가능성을 높이고 작품 '유일성(Aura)'을 약화시킨다는 양날의 검을 지닌다.
특히 'AI 에이전트'의 등장은 일부 창작 과정의 자동화를 넘어 예술 직업군의 구조적 변화까지 예고한다. 예술가, 기획자, 기술 기업 간의 역할 구도가 재정립되어야 황금성오락실 하는 시점이다.
이는 'AI 예술은 새로운 장르인가, 아니면 기존 예술의 확장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으로 이어진다. 대전 예술계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전통적인 장르 구분을 넘어 기술과 융합된 다원 예술로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대전문화재단이 주최한 AI 2차 포럼 '문화예술과 함께하는 AI'에서 지역 에술계 관계자들이 강연을 수강하고 있다. 대전문화재단 제공


◇ 인간과 AI의 협업, 새로운 창작 방식의 등장
AI를 바라보는 예술가들의 시선은 '대체될지 모른다'는 공포와 '능력을 확장해 준다'는 기대 사이 어딘가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현장 예술가들은 AI를 인간을 대체하는 기계가 아닌,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확장하는 '친화적 파트너'로 규정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실제로 시를 쓰는 AI '시아(SIA)'의 사례는 인간과 AI의 협업 가능성을 잘 보여준다. 1만 3000여 편의 한국 근현대시를 학습한 AI는 인간이 생각하지 못한 엉뚱하고도 독창적인 시적 문장을 생성해 낸다. 예술가는 이 생성된 결과물을 그대로 쓰는 것이 아니라, 영감의 재료로 삼아 플롯을 재구성하고 윤색하여 최종 결과물을 완성한다. 이 과정에서 AI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공동 창작자'의 지위를 획득한다.
국악과 현대무용 분야에서도 이러한 시도는 활발하다. AI 작곡 프로그램이 생성한 멜로디에 국악 특유의 시김새를 입히거나, 무용수의 움직임을 데이터화해 미디어아트와 실시간으로 반응하게 하는 등 '연결'을 통한 새로운 가치 창출이 이루어지고 있다. 결국 AI 시대의 예술은 기술 자체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통해 인간의 본질과 철학을 어떻게 더 깊이 있게 드러낼 것인가에 대한 싸움이 되고 있다.



대전문화재단이 주최한 AI 2차 포럼 '문화예술과 함께하는 AI'에서 지역 예술계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전문화재단 제공


◇대전 예술계, 저작권·데이터·기준 부재
지역 예술 생태계가 직면한 과제는 복합적이다. 대전 예술계가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데이터, 인프라, 교육, 저작권, 매개 기관의 역할 정립이라는 5가지 난제를 풀어야 한다.
가장 시급한 것은 '저작권'과 '데이터' 문제다. 현행 저작권법상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한정된다. 따라서 단순히 프롬프트(명령어)를 입력해 도출된 AI 결과물은 원칙적으로 저작권 보호를 받기 어렵다. 다만, 인간이 AI가 생성한 초벌 결과물을 창작적으로 선택, 배열, 수정했을 때 그 기여분에 한해 2차적 저작물로 인정받을 여지가 있을 뿐이다.
더 큰 문제는 AI 학습 데이터의 공정 이용 이슈다. 예술가들의 창작물이 무단으로 AI 학습에 사용되는 것은 지역 창작자들에게도 직접적인 위협이다. 이에 따라 지역형 데이터 관리 기준 마련, 창작자를 위한 저작권 리터러시 교육, 기관 차원의 실무 가이드라인 수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대전문화재단이 주최한 AI 3차 포럼 '일상이 된 AI, 예술계의 과제'에서 지역 예술계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전문화재단 제공


◇기술 시대의 생존 전략…하이브리드 인재와 매개 기관의 역할
AI 대전환기는 예술인들에게 위기이자 기회다. 급변하는 환경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하이브리드형 인재'로의 진화가 필수적이다. 예술적 감수성은 기본으로 함양한 'AI 문해력'을 갖추어 기술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역량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지역 대학과 교육 기관은 전통적인 도제식 교육을 넘어 기술과 예술을 융합하는 커리큘럼으로의 혁신을 서둘러야 한다.
이 과정에서 예술기관의 역할 변화도 요구된다. 지금까지 대전의 예술기관들이 공연·전시 기획 중심이었다면, AI 시대에는 예술가와 기술 기업, 교육 기관, 정책 담당자를 연결하는 '매개자'로서의 역할이 핵심이다. 기술과 예술을 연결하는 플랫폼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으면, 개별 창작자의 실험은 산발적인 시도로 끝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자체 역시 결과물 중심의 지원에서 벗어나, 실패를 용인하는 과정 중심의 실험적 창작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결국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예술의 본질은 인간의 삶과 철학을 담아내는 데 있다. 대전 예술계가 과학도시라는 인프라를 발판 삼아 기술에 함몰되지 않고, 기술을 창의성의 도구로 길들여 '인간 다움'이 빛나는 새로운 예술의 지평을 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기자 admin@reelnar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