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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우 기자]
▲ 동트는 아침 임실역 플랫폼. 2025.12.02. 07:18
ⓒ 이완우
속도만이 미덕이 된 시대, 여행은 목적지만 남고 여정은 사라지고 있다. 길 위에서 스며들던 사색과 풍경 오리지널바다이야기 , 우연한 만남은 어느새 우리의 일상에서 빠져나갔다. 그래서였다. 기자는 승용차를 멈추고, 열차에 몸을 싣고 잊어버린 여정의 감성을 되찾고자 임실에서 하동까지 하루의 길을 떠났다. \
그 길 위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들, 그리고 오래된 지역 문화는 잃어버렸던 여행의 본질을 조용히 회복시켜 주었다. 열차의 차창 밖으로 흘러 바다이야기프로그램다운로드 가는 산과 강, 마을 굴뚝의 연기를 바라보며, 사라진 여정을 되찾고 싶어서였다. 선로 위에서 아직 느껴지는 완행열차의 느림과 흔들림, 간이역의 숨결 속에서 비로소 '길을 걷는 나그네의 마음'을 되살려 느껴보고자 했다.
나그네의 마음으로 떠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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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천역에 도착하는 목포역에서 부전역까지 운행하는 경전선 열차. 2025.12.02. 10:03
모바일릴게임 ⓒ 이완우
지난 2일 아침, 임실역 플랫폼에 1531호 무궁화 열차가 도착하였다. 열차는 이내 오수역에 도착하여 잠시 정차 후에 다시 출발하였다. 열차가 남원역을 지나 금지 들녘을 달리자, 남쪽으로 천황지맥 산줄기에 문덕봉, 삿갓봉과 고리봉의 공룡 능선이 바다이야기2 병풍처럼 다가왔다. 열차가 섬진강을 건너고, 호남정맥을 터널로 통과하여 순천역에 이르렀다.
임실역과 오수역에서 이 열차에 승차한 기자와 김진영 향토역사탐구가는 함께 순천역에서 내렸다. 전라선 철도 순천역에서 경전선 철도 하동역으로 가는 열차를 타기 위해서는 약 2시간의 환승 대기 시간이 필요하였다. 죽도봉 공원까지 왕복하는 아침 산책을 하였다. 순천의 동천(東川)에 경전선 교량이 60년 전 부설된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 열차 한 대가 이 교량을 천천히 조심스레 지나가는 동화 속의 풍경이 연출 되었다.
여순 10·19평화공원을 지나, 죽도봉 공원으로 올랐다. 노란 은행잎이 공원 길을 모두 덮어 이채로운 풍경이었다. 연자루와 팔마탑을 바라보며, 죽도봉 공원의 마루에 있는 강남정(江南亭)으로 올랐다. 멀리 남쪽으로 순천만 국제공원과 습지 지역이 바라 보이고, 다도해 섬들 사이로 바다의 파도 소리가 아스라이 보이는 듯했다. 순천의 낮은 해룡산(海龍山)과 여수의 앵무산(鸚鵡山)이 순천만을 지키고 있었다.
▲ 순천 죽도봉 공원
ⓒ 이완우
순천역에서 1088호 새마을호 열차는 하동 포구를 바라보며 섬진강을 건너가서 하동역에 정차하였다. 하동역 앞에는 광주, 남원과 하동에서 모인 형정숙, 김태윤과 여진모 사진 작가가 아침을 달려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 작가는 지난달 19일, 임실 오수의 인화초중고등학교에서 '추억의 사진 찍기' 재능기부에 함께 참여하였다(관련 기사: 알타이산맥 암각화 찍던 사진작가의 단순하지 않은 기록). 이날 사진 촬영 재능기부에 참여했던 여진모 사진작가의 고향은 경남 하동이었다.
여진모 작가는 경남 하동의 자연 풍경과 문화 명소 등 고향의 아름다움을 사진 작품으로 담아내는 작업을 오랫동안 해 왔다. 그는 한국사진작가협회 경상남도 부지회장으로 지역 문화와 지역 예술 발전을 위해 여러 방면에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여진모 작가는 하동 적량면 동산리에서 하동의 명물인 대봉시 농장을 경영한다.
기자는 하동의 지리산 대봉시, 섬진강 재첩과 국가 무형문화유산 제31호인 낙죽장에 관심 두고 있었다. 지난달 25일, 기자가 여진모 작가에게 하동에서 하루의 역사 문화 탐방 여행이 가능할지 제안하였다. 여진모 작가는 지난 2일을 '하동 방문의 날'로 정하고, 하동의 대봉시 농장과 낙죽장 명인의 작업장 방문을 안내하겠다고 선뜻 약속하였다.
하동역 앞에서 만난 일행 5명은 자연스레 하동의 역사 문화 탐방단이 되었다. 첫번째 목적지인 하동 적량면 삼화실 구재봉 자연휴양림 인근에 자리한 낙죽장 김기찬 명인의 삼화실 공방을 찾았다. 김기찬 명인과 낙죽장 기량을 전수하고 있는 이문옥 이수자가 친절하게 탐방단을 맞았다.
하동 문화 탐방, 낙죽장 명인을 만나다
▲ 하동 삼화실 낙죽장 공방 국가 무형유산 김기찬 낙죽장 명인. (사진 형정숙 작가)
ⓒ 형정숙
삼화실 공방의 진열실에서 낙죽장 김기찬 명인의 낙죽 작품을 감상하였다. 명인은 작업실로 안내하여 차(茶)를 일행에게 대접하며, 그의 낙죽장 작품 세계와 인생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김기찬 명인은 순천 송광사에서 29년 동안 낙죽장의 작품 세계에 정진하였다. 명인은 2007년 12월 "텅 빈 충만"이라는 제목으로 전시회를 열었다. 그런데 낙죽장 박물관을 조성하려고 그동안 수집하거나 제작한 소중한 자료와 작품이 하루 새벽의 갑작스러운 화재로 모두 한 줌의 재가 되고 말았다. 이 사건은 수행자의 태도로 낙죽장에 임했던 명인에게 큰 전환점이 되었다.
김기찬 명인은 시집을 두 권 내었고, 낙죽장에 대한 저서가 23권이 된다고 한다. 특히 명인의 논문인 <전통적인 낙화 낙죽에 관한 소고>(1993)는 낙죽(烙竹) 낙화(烙畫) 부문에서 전통 기법, 낙화 역사와 문화사적 의미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대표적인 문헌으로 평가받으며, 이후 연구들에서 참고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김기찬 명인이 말했다. "지금까지 내가 만든 낙죽 작품과 앞으로 만들 낙죽 작품은 모두는 하동군의 소유이다"라고. 이 말은 큰 울림을 주었다. 기자는 무소유의 선언과 실천으로 일관하는 한 선사(禪師)의 모습으로 이해하였다. 자기의 예술 작품을 공공의 전통문화 자산으로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확고한 태도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
▲ 섬진강 하동 포구
ⓒ 이완우
▲ 섬진강 하동의 재첩 덮밥 상차림
ⓒ 이완우
어느덧 점심시간이 이울었다. 김기찬 명인과 이문옥 이수자, 탐방단 일행은 섬진강 하동 포구의 한 전통 음식점으로 이동하였다. 점심 메뉴는 '재첩 덮밥'이었다. 기자에게는 '전주비빔밥'의 비빔 재료 중 소고기 육회가 재첩으로 대치된 음식으로 느껴져 친밀하고 쉽게 다가왔다. 점심 식탁에 깜짝 잔치가 펼쳐졌다. 형정숙 작가가 생일 케이크를 식탁에 내놓고, 초를 꽂아 불을 붙였다. 이날이 김태윤 작가의 생일이라며 몰래 준비해 온 것이었다. 식당 안에 생일 축하 노래와 밝은 웃음이 가득하였다.
낙죽장 명인 및 이수자와 헤어지고, 탐방단 일행은 하동 적량면 동산리의 대봉시 농장을 찾았다. 늦가을에서 겨울을 기다리는 감나무 과수원은 거의 나목이 된 감나무의 가지 끝에 까치밥이 될 대봉시가 몇 개씩 달려 있었다. 여진모 작가가 끝이 삼지창처럼 파인 긴 대나무를 세우고, 추억의 풍경을 연출하며 대봉시 홍시를 몇 개 따왔다.
'감중의 감' 대봉시의 고장
하동은 지리산의 따뜻한 남쪽 경사면이 섬진강의 완만한 모래층과 만나서 천혜의 대봉감 명산지가 되었다. 조선시대 때부터 하동 대봉시는 명성이 높았다. '과일 중에 왕은 감이고, 감 중에 왕은 하동 대봉시이다'라는 말이 하동에는 전승된다. 소설 <토지>의 무대인 하동 평사리에는 '최참판댁 머슴들의 이른 새벽 곶감 깎기'처럼 가을 추수 끝나고 펼쳐지는 마을 울력이 있었다고 한다. 하동에서 대봉시는 과일 이전에 오래된 생계의 일부였으며 역사이고 생활 문화였다.
하동에서 처음 만나 본 '양탕국(洋湯國)'. '사발(옹기)'에 커피를 담아 주는 전통 커피 맛 체험이 특별했다. 양탕국은 커피, 옹기와 한옥이 어울리는 조합이었다. 시각과 미각을 충족시켜 주는 '우리식 커피 문화 맛 체험'으로서 멋있는 감동이었다.
▲ 하동 송림. 노송과 전천상 기념비
ⓒ 이완우
탐방단 일행은 하동 송림으로 이동하였다. 어느덧 하루해가 서쪽 산 능선으로 기울면서, 섬진강 너른 모래톱에 잔잔한 어둠이 밀려오고 있었다. 하동 송림은 조선시대 목민관 전천상(全天祥, 18세기) 하동 현감의 애민 정신이 온전히 깃들어 수백 년 동안 솔잎의 푸르름이 여전하다고 한다.
하동 송림은 섬진강 하동 포구의 거센 바닷바람에 날리는 모래를 막아 주는 방사(防沙) 방풍림(防風林)이었다. 울창한 송림 사이를 거닐며, 목민관 전천상의 기념비와 송림 안 활터 정자였던 하상정(河上亭)을 찾아보았다.
이곳 하동 송림은 백사청송(白沙靑松)의 풍경으로 하얀 섬진강 모래와 푸른 소나무 숲이 색채의 산뜻한 대조를 이루어 항상 생동감이 넘쳤다고 한다. 이곳 송림 앞 백사장은 봄날에 아낙네들의 화전놀이 장소였으며, 바닷물이 밀려 들어오는 내륙의 해수욕장으로 인기 있었다고 한다.
▲ 오후 해가 질 녘의 하동역 (사진 형정숙 작가)
ⓒ 형정숙
서서히 하동 송림의 푸른 솔잎이 저녁 어스름과 구분이 안 되었다. 탐방단은 하동역으로 이동하여 아침에 달려왔던 방향을 거슬러 제각기 돌아가야 했다. 하동역에서 승차한 경전선 1087호 새마을호 열차가 순천역에 도착하였다. 전라선 1506호 무궁화 열차로 갈아탔다.
임실역, 어둠에 잠긴 사위에 역 구내 플랫폼이 조명으로 환하였다. 집에 도착하자 뜻밖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여진모 작가의 하동 대봉시 농장에서 발송한 대봉시 택배가 도착해 있었다. 지리산과 섬진강 자연을 닮아 밝은 주홍색으로 큼직하게 성숙한 대봉시가 눈길을 끌었다.
순천과 하동에서 만난 풍경, 문화유산과 사람들은 천천히 새겼던 여정과 함께 깊은 울림을 되새기게 하였다. 종일 이어진 이 여정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다시는 쉽게 얻기 어려운 '길 위의 시간' 자체였다. 아침 어스름 속 임실역에서 출발하고 되돌아온 열차의 리듬감 있는 흔들림은 잊고 지냈던 여행의 본질을 되살려 주었다.
▲ 하동의 명물 대봉시
ⓒ 이완우 기자 admin@slotmega.info
▲ 동트는 아침 임실역 플랫폼. 2025.12.02. 07:18
ⓒ 이완우
속도만이 미덕이 된 시대, 여행은 목적지만 남고 여정은 사라지고 있다. 길 위에서 스며들던 사색과 풍경 오리지널바다이야기 , 우연한 만남은 어느새 우리의 일상에서 빠져나갔다. 그래서였다. 기자는 승용차를 멈추고, 열차에 몸을 싣고 잊어버린 여정의 감성을 되찾고자 임실에서 하동까지 하루의 길을 떠났다. \
그 길 위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들, 그리고 오래된 지역 문화는 잃어버렸던 여행의 본질을 조용히 회복시켜 주었다. 열차의 차창 밖으로 흘러 바다이야기프로그램다운로드 가는 산과 강, 마을 굴뚝의 연기를 바라보며, 사라진 여정을 되찾고 싶어서였다. 선로 위에서 아직 느껴지는 완행열차의 느림과 흔들림, 간이역의 숨결 속에서 비로소 '길을 걷는 나그네의 마음'을 되살려 느껴보고자 했다.
나그네의 마음으로 떠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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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천역에 도착하는 목포역에서 부전역까지 운행하는 경전선 열차. 2025.12.02. 10:03
모바일릴게임 ⓒ 이완우
지난 2일 아침, 임실역 플랫폼에 1531호 무궁화 열차가 도착하였다. 열차는 이내 오수역에 도착하여 잠시 정차 후에 다시 출발하였다. 열차가 남원역을 지나 금지 들녘을 달리자, 남쪽으로 천황지맥 산줄기에 문덕봉, 삿갓봉과 고리봉의 공룡 능선이 바다이야기2 병풍처럼 다가왔다. 열차가 섬진강을 건너고, 호남정맥을 터널로 통과하여 순천역에 이르렀다.
임실역과 오수역에서 이 열차에 승차한 기자와 김진영 향토역사탐구가는 함께 순천역에서 내렸다. 전라선 철도 순천역에서 경전선 철도 하동역으로 가는 열차를 타기 위해서는 약 2시간의 환승 대기 시간이 필요하였다. 죽도봉 공원까지 왕복하는 아침 산책을 하였다. 순천의 동천(東川)에 경전선 교량이 60년 전 부설된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 열차 한 대가 이 교량을 천천히 조심스레 지나가는 동화 속의 풍경이 연출 되었다.
여순 10·19평화공원을 지나, 죽도봉 공원으로 올랐다. 노란 은행잎이 공원 길을 모두 덮어 이채로운 풍경이었다. 연자루와 팔마탑을 바라보며, 죽도봉 공원의 마루에 있는 강남정(江南亭)으로 올랐다. 멀리 남쪽으로 순천만 국제공원과 습지 지역이 바라 보이고, 다도해 섬들 사이로 바다의 파도 소리가 아스라이 보이는 듯했다. 순천의 낮은 해룡산(海龍山)과 여수의 앵무산(鸚鵡山)이 순천만을 지키고 있었다.
▲ 순천 죽도봉 공원
ⓒ 이완우
순천역에서 1088호 새마을호 열차는 하동 포구를 바라보며 섬진강을 건너가서 하동역에 정차하였다. 하동역 앞에는 광주, 남원과 하동에서 모인 형정숙, 김태윤과 여진모 사진 작가가 아침을 달려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 작가는 지난달 19일, 임실 오수의 인화초중고등학교에서 '추억의 사진 찍기' 재능기부에 함께 참여하였다(관련 기사: 알타이산맥 암각화 찍던 사진작가의 단순하지 않은 기록). 이날 사진 촬영 재능기부에 참여했던 여진모 사진작가의 고향은 경남 하동이었다.
여진모 작가는 경남 하동의 자연 풍경과 문화 명소 등 고향의 아름다움을 사진 작품으로 담아내는 작업을 오랫동안 해 왔다. 그는 한국사진작가협회 경상남도 부지회장으로 지역 문화와 지역 예술 발전을 위해 여러 방면에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여진모 작가는 하동 적량면 동산리에서 하동의 명물인 대봉시 농장을 경영한다.
기자는 하동의 지리산 대봉시, 섬진강 재첩과 국가 무형문화유산 제31호인 낙죽장에 관심 두고 있었다. 지난달 25일, 기자가 여진모 작가에게 하동에서 하루의 역사 문화 탐방 여행이 가능할지 제안하였다. 여진모 작가는 지난 2일을 '하동 방문의 날'로 정하고, 하동의 대봉시 농장과 낙죽장 명인의 작업장 방문을 안내하겠다고 선뜻 약속하였다.
하동역 앞에서 만난 일행 5명은 자연스레 하동의 역사 문화 탐방단이 되었다. 첫번째 목적지인 하동 적량면 삼화실 구재봉 자연휴양림 인근에 자리한 낙죽장 김기찬 명인의 삼화실 공방을 찾았다. 김기찬 명인과 낙죽장 기량을 전수하고 있는 이문옥 이수자가 친절하게 탐방단을 맞았다.
하동 문화 탐방, 낙죽장 명인을 만나다
▲ 하동 삼화실 낙죽장 공방 국가 무형유산 김기찬 낙죽장 명인. (사진 형정숙 작가)
ⓒ 형정숙
삼화실 공방의 진열실에서 낙죽장 김기찬 명인의 낙죽 작품을 감상하였다. 명인은 작업실로 안내하여 차(茶)를 일행에게 대접하며, 그의 낙죽장 작품 세계와 인생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김기찬 명인은 순천 송광사에서 29년 동안 낙죽장의 작품 세계에 정진하였다. 명인은 2007년 12월 "텅 빈 충만"이라는 제목으로 전시회를 열었다. 그런데 낙죽장 박물관을 조성하려고 그동안 수집하거나 제작한 소중한 자료와 작품이 하루 새벽의 갑작스러운 화재로 모두 한 줌의 재가 되고 말았다. 이 사건은 수행자의 태도로 낙죽장에 임했던 명인에게 큰 전환점이 되었다.
김기찬 명인은 시집을 두 권 내었고, 낙죽장에 대한 저서가 23권이 된다고 한다. 특히 명인의 논문인 <전통적인 낙화 낙죽에 관한 소고>(1993)는 낙죽(烙竹) 낙화(烙畫) 부문에서 전통 기법, 낙화 역사와 문화사적 의미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대표적인 문헌으로 평가받으며, 이후 연구들에서 참고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김기찬 명인이 말했다. "지금까지 내가 만든 낙죽 작품과 앞으로 만들 낙죽 작품은 모두는 하동군의 소유이다"라고. 이 말은 큰 울림을 주었다. 기자는 무소유의 선언과 실천으로 일관하는 한 선사(禪師)의 모습으로 이해하였다. 자기의 예술 작품을 공공의 전통문화 자산으로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확고한 태도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
▲ 섬진강 하동 포구
ⓒ 이완우
▲ 섬진강 하동의 재첩 덮밥 상차림
ⓒ 이완우
어느덧 점심시간이 이울었다. 김기찬 명인과 이문옥 이수자, 탐방단 일행은 섬진강 하동 포구의 한 전통 음식점으로 이동하였다. 점심 메뉴는 '재첩 덮밥'이었다. 기자에게는 '전주비빔밥'의 비빔 재료 중 소고기 육회가 재첩으로 대치된 음식으로 느껴져 친밀하고 쉽게 다가왔다. 점심 식탁에 깜짝 잔치가 펼쳐졌다. 형정숙 작가가 생일 케이크를 식탁에 내놓고, 초를 꽂아 불을 붙였다. 이날이 김태윤 작가의 생일이라며 몰래 준비해 온 것이었다. 식당 안에 생일 축하 노래와 밝은 웃음이 가득하였다.
낙죽장 명인 및 이수자와 헤어지고, 탐방단 일행은 하동 적량면 동산리의 대봉시 농장을 찾았다. 늦가을에서 겨울을 기다리는 감나무 과수원은 거의 나목이 된 감나무의 가지 끝에 까치밥이 될 대봉시가 몇 개씩 달려 있었다. 여진모 작가가 끝이 삼지창처럼 파인 긴 대나무를 세우고, 추억의 풍경을 연출하며 대봉시 홍시를 몇 개 따왔다.
'감중의 감' 대봉시의 고장
하동은 지리산의 따뜻한 남쪽 경사면이 섬진강의 완만한 모래층과 만나서 천혜의 대봉감 명산지가 되었다. 조선시대 때부터 하동 대봉시는 명성이 높았다. '과일 중에 왕은 감이고, 감 중에 왕은 하동 대봉시이다'라는 말이 하동에는 전승된다. 소설 <토지>의 무대인 하동 평사리에는 '최참판댁 머슴들의 이른 새벽 곶감 깎기'처럼 가을 추수 끝나고 펼쳐지는 마을 울력이 있었다고 한다. 하동에서 대봉시는 과일 이전에 오래된 생계의 일부였으며 역사이고 생활 문화였다.
하동에서 처음 만나 본 '양탕국(洋湯國)'. '사발(옹기)'에 커피를 담아 주는 전통 커피 맛 체험이 특별했다. 양탕국은 커피, 옹기와 한옥이 어울리는 조합이었다. 시각과 미각을 충족시켜 주는 '우리식 커피 문화 맛 체험'으로서 멋있는 감동이었다.
▲ 하동 송림. 노송과 전천상 기념비
ⓒ 이완우
탐방단 일행은 하동 송림으로 이동하였다. 어느덧 하루해가 서쪽 산 능선으로 기울면서, 섬진강 너른 모래톱에 잔잔한 어둠이 밀려오고 있었다. 하동 송림은 조선시대 목민관 전천상(全天祥, 18세기) 하동 현감의 애민 정신이 온전히 깃들어 수백 년 동안 솔잎의 푸르름이 여전하다고 한다.
하동 송림은 섬진강 하동 포구의 거센 바닷바람에 날리는 모래를 막아 주는 방사(防沙) 방풍림(防風林)이었다. 울창한 송림 사이를 거닐며, 목민관 전천상의 기념비와 송림 안 활터 정자였던 하상정(河上亭)을 찾아보았다.
이곳 하동 송림은 백사청송(白沙靑松)의 풍경으로 하얀 섬진강 모래와 푸른 소나무 숲이 색채의 산뜻한 대조를 이루어 항상 생동감이 넘쳤다고 한다. 이곳 송림 앞 백사장은 봄날에 아낙네들의 화전놀이 장소였으며, 바닷물이 밀려 들어오는 내륙의 해수욕장으로 인기 있었다고 한다.
▲ 오후 해가 질 녘의 하동역 (사진 형정숙 작가)
ⓒ 형정숙
서서히 하동 송림의 푸른 솔잎이 저녁 어스름과 구분이 안 되었다. 탐방단은 하동역으로 이동하여 아침에 달려왔던 방향을 거슬러 제각기 돌아가야 했다. 하동역에서 승차한 경전선 1087호 새마을호 열차가 순천역에 도착하였다. 전라선 1506호 무궁화 열차로 갈아탔다.
임실역, 어둠에 잠긴 사위에 역 구내 플랫폼이 조명으로 환하였다. 집에 도착하자 뜻밖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여진모 작가의 하동 대봉시 농장에서 발송한 대봉시 택배가 도착해 있었다. 지리산과 섬진강 자연을 닮아 밝은 주홍색으로 큼직하게 성숙한 대봉시가 눈길을 끌었다.
순천과 하동에서 만난 풍경, 문화유산과 사람들은 천천히 새겼던 여정과 함께 깊은 울림을 되새기게 하였다. 종일 이어진 이 여정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다시는 쉽게 얻기 어려운 '길 위의 시간' 자체였다. 아침 어스름 속 임실역에서 출발하고 되돌아온 열차의 리듬감 있는 흔들림은 잊고 지냈던 여행의 본질을 되살려 주었다.
▲ 하동의 명물 대봉시
ⓒ 이완우 기자 admin@slotmega.in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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