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1층에서 중국 관광객들이 면세점(8~12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김현지 기자



24일 오전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1층. 면세점(8~12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한 긴 대기줄이 늘어서 있었다. 대부분 중국인 관광객들로 보였다.

신세계면세점 뷰티관인 10층 입구에는 거대한 파사드가 설치된 '아이코닉존'이 있었다. 신세계면세점은 중국 단체관광객 방문 시 이 파사드에 맞춤형 환영메시지를 띄우고 있다. 이날도 '환영합니다, 어서오세요'란 뜻의 '환잉꽝린'이 눈길을 끌었다. 중국 관광객을 위해 엘리베이터 바로 고정금리 변동금리 옆쪽에는 이달 새로 도입된 '다국어 통역 데스크'가 배치됐다. 대화형 인공지능(AI) 엔진을 기반으로 중국어뿐 아니라 최대 38개국 언어를 실시간으로 인식 및 번역했다. 외국인 고객이 모국어로 문의 사항 등을 말하면 즉시 데스크 안내직원에게 우리나라 말로 통번역된다. 직원이 우리말로 대답하면 역시 해당국 언어로 답변이 전달됐다.
신세계 인터넷통신요금 면세점 관계자는 "오는 29일부터 시행되는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정책과 국경절·추석 연휴에 맞춰 관광객들에게 더욱 매력적인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다채로운 프로모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3인 이상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 무비자 입국이 오는 29일부터 가능해지면서 유통가와 식음료 업계가 유치 경쟁을 위한 막바지 전열 정비에 한창 월복리계산법 이다. 특히,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는 내년 6월까지 최대 300만명 이상의 추가 중국인 관광객 유입이 기대되면서 4·4분기 유통업체들의 실적에 중요 변수로 떠올랐다.
명동역 인근 '바프 아몬드 스토어'도 중국인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한국인 매니저를 제외하고 매장을 채운 대부분의 관광객은 중국인이었다. 중국인들은 허니버터 아몬드, 와사비 한국어촌어항협회 아몬드 등을 대량으로 바구니에 담고 있었다. 매장 직원은 "얼마간은 중국인보다 동남아 고객들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체감 상 다시 중국인이 가장 많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인에게 인기 많은 홍삼을 판매하는 정관장 매장도 유커 맞이에 집중하고 있다. 정관장 명동본점 매니저는 "면세점에도 정관장 매장이 있지만 명동 본점으로도 중국인이 많 공무원 대출 이자 이 온다"며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는 9월말 이후 중국 손님이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편의점과 마트 업계도 무비자 입국 확대를 앞두고 유커 잡기에 나섰다. GS25는 알리페이·유니온페이 결제 시 15% 할인과 위챗페이 환율 우대, 럭키드로우 행사를 진행한다. CU는 한국관광공사와 손잡고 택스 리펀드 이용 시 1000포인트를 캐시백으로 지급하며, 세븐일레븐은 롯데면세점과 협력해 위챗페이 첫 결제 고객에게 쿠폰을 증정한다. 롯데마트는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서울역점 등을 중심으로 K뷰티 할인전과 외국인 맞춤 '김스낵' 출시로 관광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식품업계도 중국 관광객 대상 마케팅을 강화할 방침이다. 외국인 관광객 '필수 먹거리'인 바나나우유를 생산하는 빙그레는 인천공항, 명동 등 관광객 밀집도가 높은 편의점이나 마트에 진열량을 늘리고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바나나맛 우유는 관광객을 위해 다국어 띠지, 쇼카드 등을 제작해 배포하고 팝업 조형물도 설치하고 있다"며 "SNS에서 유행하는 '바나나맛우유라떼 레시피' 포스터도 일부 점포에 배포했다"고 말했다. 케이팝데몬헌터스 최대 수혜주인 농심은 '너구리 라면가게'로 중국인 관광객을 공략한다. 농심 관계자는 "현재 한강버스 선착장, 동대문 등에서 운영하는 너구리 라면가게를 통해 K라면 체험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localplace@fnnews.com 김현지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