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본] 인테리어뉴스

[미디어오늘 30주년 세미나] '좋은 언론은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나' 2030 세대가 인식하는 좋은 뉴스란 '나의 판단을 흐리지 않는 뉴스' "'내 해석 방해하지 않는 정도의 뉴스' 원하는 세대 감각 논의해야"
[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



▲지난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서 진행된 미디어오늘 30주년 세미나 '좋은 언론은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나' 현장. 발제를 맡은 김수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사진=김용욱 기자.



'사실을 전달하고 의견과 해석을 강요하지 않는, 내가 알아서 판단할 수 있게 하는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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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서 진행된 미디어오늘 30주년 세미나 '좋은 언론은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나' 발제를 맡은 김수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2030 청년세대가 판단하는 '좋은 뉴스'를 이렇게 요약했다. 20대, 30대 각각 10명(성비 5:5)을 대상으로 '좋은 뉴스' 관련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김 교수는 이들이 공통적으로 '온라인릴게임먹튀검증
내가 판단할 거야. 뉴스는 내게 흥미를 주거나 필요한 최초의 접점만 제공하면 되고 그 이후는 내가 찾아볼 수 있어'라고 말했다며 “뉴스는 30초면 충분하고, 만약 거기서 내가 감동을 받았다면 30분이 들어도 더 찾아볼 수 있다는 인식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참여자들은 공정한 뉴스, 편향되지 않은 뉴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테마
해 이들은 뉴스레터 등 큐레이션 형식의 뉴스를 이용한다고 답했다. 언론사는 개별적으로 입장이 있을 수밖에 없기에 공정한 뉴스 소비를 위해선 수용자가 직접 뉴스를 재구성해야 하는데, 쉽게 재구성된 형식이 '뉴스레터'라는 판단이다. 김 교수는 이들이 특정한 언론사의 이름 없이 제공되는 것 자체를 '편향 없음'의 증거로 인지했다며 “뉴스레터, 네이버 메인 화면에동양종금펀드
여러 가지 뉴스를 띄우는 것 등을 통해 내가 하나의 입장만 보고 있지 않다고 확인 받으려 했고, 그게 내가 뉴스를 제대로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서 진행된 미디어오늘 30주년 세미나 '좋은 언론은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나' 현장.온라인야마토
발제를 맡은 김수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사진=김용욱 기자.



이들에게 '편향이 없다'는 말은 곧 '사실만 있어야 한다'는 말로 이어졌다. 사실만을 정확하게 전달해주는 게 공정한 뉴스라거나, 나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외부 정보가 없는 뉴스가 좋은 뉴스라는 의견이다. 그 배경에는 뉴스에 기자의 해설·해석이 개입돼선 안된다는 생각과 해석의 방향을 결정하는 주체는 '나'여야 한다는 인식이 깔려있었다. 정치적 편향이 있으면 안 된다는 인식은 특히 남성 참여자 집단에서 강하게 나타났다.

'반복적 뉴스' 역시 회피하게 되는 뉴스로 꼽혔다. 내가 이미 판단을 내린 사안에 대해 특별히 새로울 게 없는데 언론사가 계속해 정보를 주는 건 피하고 싶다는 인식이다. 반복적 뉴스의 사례로는 '탄핵'을 꼽은 참가자들이 다수였다. 가령 한 참가자는 “탄핵 관련 뉴스는 이제 피로도가 너무 심해졌다”며 “아직도 너무 세세하게 알아야 하나 싶을 정도로 보도가 많아서 읽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내가 지금 필요한 정보를 잘 설명해주고 나를 성장시키는 뉴스가 좋은 뉴스로 꼽히는 반면, 공동체적 가치를 언급하는 참가자는 드물었다. 허위·조작 정보도 나쁜 뉴스로 언급됐는데, 이또한 허위 정보를 독자가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더 많이 보고 싶은 뉴스로는 '인물 뉴스'가 꼽혔다. 김 교수는 “뉴스에서 맨날 보이는 사람들은 우리 삶에는 없는 사람이며, 우리 삶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새롭지 뉴스에서 이미 맨날 나온 사람들은 새로울 게 없다는 것”이라며 “내가 모르는 인물에 대해 알게될 때 새롭고 유익하지, 이미 잘 알려진 정치 인물에 대한 뉴스를 반복적으로 보는 건 원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피로감과 우울감을 덜어주는 긍정적인 뉴스를 바라는 참가자들도 다수였다. 이밖에도 사안을 갈등적 방향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공감하는 뉴스, 세대별로 정보를 세분화해 제공하는 뉴스, 숏폼 등을 통한 짧은 뉴스도 더 많이 보고 싶은 뉴스로 언급됐다.
김 교수는 “뉴스 수용자에게 더 많은 판단이 필요한 시대라는 공통 감각이 있는 가운데, 특히 '사상의 강요'가 있어선 안 된다는 말을 반복하는 경우가 남성 청년일 때 더 많았다”며 “전형적 남성 온라인 공동체 언어여서 고민의 여지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내가 판단하겠다'는 건 뉴스 리터러시에서 원하는 수용자상인데 청년들은 이미 이루고 있는 것인가, 언론의 해석은 더 이상 있어선 안되는 것인가, 사실만 재미있게 전한다고 수용자들이 알아서 잘 판단한다고 할 순 없는데 언론의 해석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남는다”고 말했다.
언론이 해야 할 '해석의 역할'이란
이날 토론에 나선 현직 기자들은 '해석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나눴다. 전혜원 시사인 기자는 “사람들이 해석을 원하지 않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신뢰할 만한 사람의 재미있는 해석을 원하는 것”이라며 “'기존 언론이 알아듣게는 쓰고 있는가'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진영 논리가 아닌 사회 전체의 이익을 고려해, 고관여층만이 아니라 저관여층을 향해 재미있는 해석을 하는 게 언론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지난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서 진행된 미디어오늘 30주년 세미나 '좋은 언론은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나' 현장. 발언 중인 임명현 MBC 기자(왼쪽에서 두 번째). 사진=김용욱 기자.



임명현 MBC 기자는 “관점과 괴리된 팩트가 과연 가능한가”라고 물었다. 임 기자는 “가령 비상계엄을 비판하기 위해 '44년 동안 한 번도 없었던 계엄이다', '포고령은 국회의원들의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있는데 이는 헌법에 어긋난다'고 보도하는 건 해석인가 팩트인가”라고 물으며 “관점과 문제의식을 갖고 팩트를 발굴해 보도하는 게 왜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임 기자는 “종합편성 방송사나 일간지에선 분석과 논평, 해설 기능이 전보다 더 중요해졌다”며 “관점이 담긴 팩트를 제외함으로써 공정성을 갖는 게 아니라 비판과 분석 자체를 공정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지향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는 청년세대와 언론의 '연결'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사실만 나열하는 건 언론이 아니고 게으른 보도라고 얘기해왔는데, '사실만 알려줘'라고 말하는 사람들과 언론이 연결될 수 있을 것인가 고민”이라며 “사실만 알려달라는 게 정말 청년들이 원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오히려 정체성, 이슈에 대한 관심을 공유할 수 있는 언론을 원하는 지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서 진행된 미디어오늘 30주년 세미나 '좋은 언론은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나' 현장. 최지향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 사진=김용욱 기자.



최 교수는 “우리가 생각했던 좋은 뉴스를 어떻게 더 잘 제공할 수 있는 가, 아니면 전통적 저널리즘 규범을 뒤엎는 무엇인가를 해야 하는 가에 대해 고민할 때”라며 “혁명이 아닌 개혁을 원하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좋은 뉴스'에 대한 요구가 있는 청년들을 열심히 찾아 연결을 도모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김수아 교수는 왜 청년들이 이렇게 답하는 지에 대한 세대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나의 머리를 복잡하게 하지 않고 나의 해석을 방해하지 않는 정도까지만 뉴스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게 아니라, 이것이 조성되는 세대적인 감각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이를 풀어나가지 않으면서 뉴스를 쇼츠로 재미있게 만들어서는 뉴스 수용자가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